인지적 전환과 동문서답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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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적 전환

도넛과 단팥빵의 유혹

최근 들어, 도너츠와 단팥빵을 찾고 달달한 믹스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당뇨에 대한 걱정이 살짝 고개를 든다. 하지만 지난달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 정상 범위라는 결과를 받아 안심할 수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둔해진 미각 탓인지, 입맛이 변하고 있음을 부쩍 느낀다.

변해가는 것은 단지 입맛뿐만이 아니다. 집중력도 예전 같지 않다. 어떤 일에 몰두해도 자꾸만 딴생각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흐트러진다.

오늘도 저녁 산책 후 돌아오는 길, 빵집에서 풍기는 고소한 향기를 외면할 수 없었다. 결국 도너츠와 단팥빵을 사러 제빵집에 들어섰다.

“봉투값 100원 추가하시겠어요?”

마음속으로는 “아니요”라고 생각했지만, 입에서는 뜻밖에 “네~”라는 대답이 나왔다. 그 짧은 순간조차 집중하지 못한 채, 또 다른 생각에 잠겨 있었던 것이다.

때때로 나는 헛생각에 빠져 현실을 잊어버리곤 한다. 그러다 누군가 불쑥 말을 걸어오면, 엉뚱한 대답을 하게 되기도 한다. 마치 마음이 현실에서 떨어져 나와 떠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현상이 나만의 문제인지 궁금해 검색해 보니, 이와 관련해 ‘인지적 전환 능력’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인지적 전환 능력

인지적 전환이란 한 가지 생각이나 활동에서 다른 것으로 전환하는 능력이다. 헛생각에 빠진다는 것은 뇌가 특정한 생각에 몰두해 있다는 것이며, 새로운 자극에 반응하기 위해선 인지적 전환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전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동문서답이 나오기 쉽다고 한다.

나도 이제 인지 능력이 쇠퇴하는 걸까? 요즘 단맛에 끌리는 내 자신에게 나이를 실감하고 있는데, 아~ 이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 진다.

적당한 긴장과 스트레스

인지적 전환뿐만 아니라, 나는 지금 일종의 슬럼프에 빠져 있는 것 같다. 바이오리듬을 따로 측정해 본 적은 없지만, 신체적, 지적, 감성적인 면의 모든 지수가 낮아져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매너리즘에 빠져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람에게는 적당한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미묘한 자극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준다. 지나치게 안정된 상태는 오히려 활력을 빼앗고,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인지적 전환과 동문서답의 관계 1
적당한 긴장과 스트레스

매너리즘과 슬럼프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슬럼프 역시 이러한 매너리즘의 결과일 것이다. 그렇다고 내 삶에 전혀 긴장감이나 스트레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나는 현재 거래처의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서버가 해킹당하지는 않을까, 고객 정보가 유출되지 않을까, 혹은 조합원 연체료 계산이 잘못되어 은행이나 거래처에 혼란을 초래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늘 따라다닌다. 하지만 나의 긴장과 스트레스는 다른 직장인들에 비해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컴플레인이 없는 날이 많아지면 일상이 무난히 흘러가 나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져든다. 이로 인해 내 생각이 고여버린다. 고인 생각은 결국 나를 슬럼프로 몰아넣는다.

지적 자극의 필요성

그렇다면 슬럼프에서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업무 외적인 지적 자극이다. 호기심을 키우고 탐구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이는 나의 취향이기도 하건만, 잠시 현실에 안주했던 것 같다. 이제는 각성할 때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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