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한 착각,그림의 작가는 누구일까?


시골집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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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으로 그린 듯한 텃밭 풍경

휴대폰 사진 폴더를 PC로 이동하여 이미지 편집을 하던 중에, 시골집 마당을 그린 낯익은 풍경의 그림 한 점에 시선이 멎었다. 여러 사진 속에서 홀연히 나타난, 마치 아마추어 화가가 남긴 듯한 풍경화였다.

한쪽에 드리워진 커튼 옆으로 가느다란 창살이 모눈종이처럼 풍경을 가르고 있었다.

모눈종이 실선 사이로 초록이 짙어가는 감나무가 보이고, 싱그러운 숨을 쉬는 상추와 대파, 저만치 떨어진 곳에는 빨간 지붕의 붉은 벽돌집이 정겹게 자리했다. 텃밭을 덮은 파란 망은 서툴지만 자유로운 붓 터치로 번져 있었다.

근사한 착각,그림의 작가는 누구일까? 1
내가 착각한 풍경화 이미지

사진 속 그림, 작가는 누구일까?

화면 가득 초록초록한 싱그러운 분위기. 시골집 마당을 이토록 멋지고 푸른 서정을 담아낸 이는 누구일까. 문득, 미대를 졸업한 딸아이의 손길이 아닐까, 라는 설렘이 순간 일었다.

미대 졸업 후, 순수미술의 길을 접고 웹툰 작가의 세계로 들어 선 딸. 그 마음 한구석에 아직 마르지 않은 유화물감 같은 미련이 남아, 이렇게 소박한 풍경을 그려낸 것은 아닐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아릿해졌다.

놀라운 반전, 그림의 정체는

화면을 가득 채우고도 넘친 이미지 픽셀이 자그마치 8160*6120 이었다. 전체풍경이 화면에 맞도록 픽셀을 한 클릭 한 클릭 줄여갔다. 그림인 줄 알았던 이미지는 섬세한 픽셀로 뚜렷해지며 서서히 익숙한 세계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화면에 채워진 것은 아……, 고양이 네트망 앞에 선 낯익은 내 바지 자락이었다.

그림이 아니었다. 엊그제 서울 누나가 시골집에 왔을 때 툇마루에서 우연히 찍힌 나의 뒷모습 사진이었다. 그 거대한 이미지 배경의 한 조각이 픽셀이 깨지면서 마치 붓칠을 한 풍경화처럼 보였던 것이다.

근사한 착각,그림의 작가는 누구일까? 2
착각 이미지의 원본

어쩌면 삶이란, 아름다운 착각 속에 자뻑으로 사는 지도 모르겠다

비록 찰나의 착각이었지만 아쉽지 않았다. 일상의 무심한 배경 속에 이토록 아름다운 그림이 숨어 있었다니, 라며 오히려 감탄을 했다. 나는 기꺼이 순간의 착각을 프로필 사진으로 저장했다.

어쩌면 삶이란, 이토록 거대한 사진 속에서 내가 미처 알아보지 못한 아름다운 배경을 발견해 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참으로 근사한 착각이었다. 그리고…딸아이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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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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