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3대 반정과 정조의 문체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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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문체반정

역사의 파도와 달빛

밤하늘을 수놓은 별처럼, 역사는 때로는 격렬한 파도처럼, 때로는 은은한 달빛처럼 우리를 비추곤 한다. 조선의 역사에는 세 번의 굵직한 물결이 일렁였다,

폭군 연산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은 중종반정, 광해군을 축출하여 혼란한 정국을 바로잡고자 일어선 인조반정, 그리고 붓끝으로 세상을 바꾸려 했던 정조의 문체반정이 그것이다.

문체반정

정조가 일으킨 문체반정은 단순한 문장의 변화를 넘어선, 시대정신을 담은 묵직한 울림이었다. 그는 자유분방한 소설과 패관잡문의 흐름을 억누르고, 고고한 기품을 지닌 정통고문의 부활을 꿈꿨다.

마치 꼿꼿한 선비처럼,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고전을 탐독해야 한다는 성리학적 이상을 문장 속에 녹여내려 했던 것이다. 손안에 쏙 들어오는 가벼운 책들이 잠든 이들의 손에서 떨어져 나가고, 옛 성현들의 지혜가 담긴 책들이 다시금 손에 들리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문체반정의 이면

문체반정의 이면에는 왕권 강화라는 정치적 의도도 숨겨져 있었을 것이다. 마치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변화 속에서, 그는 자신의 권위를 더욱 단단히 하려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조차 문체반정의 칼날을 피할 수 없었으니, 그 파급력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정조의 재림

만약 정조가 지금 이 시대에 다시 나타난다면, 그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도 지금의 글쓰기 풍경을 보며 또 한 번의 문체반정을 꿈꾸지 않을까? 학창 시절, 교과서 속에서 배웠던 단아한 문장들은 희미해지고, SNS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미디어 영상적인 글쓰기가 세상을 뒤덮고 있으니까.

조선의 3대 반정과 정조의 문체반정 1
일상의 글쓰기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와 진중권 ‘미학 오디세이’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는 마치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듯한 구어체 문장으로 당대의 비난을 받았지만 현대인의 감성에 부합하듯 흘러갔고,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역시 수다처럼 자유로운 문장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통 문장과 SNS 문장

나 역시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야누스처럼 글을 쓴다. 때로는 정통 수필의 언어로, 때로는 B급 언어를 사용하는 SNS의 언어로 글을 쓴다. 전자는 마치 고요한 밤하늘처럼 정제된 언어로, 후자는 마치 활기 넘치는 축제처럼 가벼운 언어로 말이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언제나, 고요한 달빛처럼 은은하게 빛나는 정통문장의 아름다운 글쓰기를 소망한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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