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메모] 한강의 채식주의자


▶ 문학이야기 바로가기
▶ 여행이야기 바로가기
▶ 블로그의 일상 바로가기

이 글은 노벨문학상 수상하기 전에 쓰인, [2016년 3월 14일 오후 11:45]에 메모해 놓았던 독서 후기입니다.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

에곤 실레의 표지

에곤 실레의 ‘네 그루의 나무’가 표지배경인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 가 도착했다. 기대했던 초판 1쇄가 아닌 엊그제 3월 10일(2016년 기준) 기준으로 벌써 17쇄였다. 더치커피를 머그컵에 가득 따르고,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읽기 시작했다.

소설 채식주의자

초반부터 슬슬 잘 읽히는가 쉽더니 예상보다 빠르게 몰입에 접에 든다. 이제 起, 承을 지나 轉에 돌입하여 트라우마에 대해 생각할 즈음 소설이 끝나 버렸다. 어? 하는 생각과 함께.     

마치, 구로사와 감독의 영화 <라쇼몽>의 줄거리를 생각하고 아쿠타가와 <라쇼몽>을 읽기 시작했지만, 예상했던 줄거리는 나오지 않은 채 소설이 끝나 버린 것과 비슷했다. (영화 <라쇼몽>의 내용은 아쿠타가와의 다른 작품인 <덤불 속>을 영화한 것이었다)     

트라우마의 인식

전문가에게 뽑힌 영화나 소설이, 일반인들에게는 기대만큼의 감흥을 주지 않고 코스프레적인 덕담으로 끝이 나는 경우가 많다. <채식주의자>도 마찬가지일까?     

간호사인 아내는 TV에 자극적인 뉴스가 나오면 병동에서 보아온, 트라우마에 대한 후유증을 강하게 피력하는 편이지만, 나는 아직껏 정신적 외상이라는 트라우마를 겪은 적이 없기에 이제껏 의학용어 정도로만 인식할 따름이다.     

딸아이의 트라우마

다만 딸아이를 통해 트라우마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있었다. 딸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까지는 활어회를 잘 먹는 편이었다. 시골집에서 가까운 녹동항의 밤바다를 산책하며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 라는 동요를 함께 부를 즈음, 딸아이는 어느 날부터 활어회를 먹지 않았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녹동항에서 활어회를 뜨는 모습을 본 후로는 더 이상 활어회를 먹지 못했다고 했다. 이런 것도 트라우마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좀 더 관조적인 시간을 가져봐야겠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트라우마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을 고조하기엔 충분한 내용의 소설이었다고 생각한다.

2016년 3월 14일 오후 11:45

[2016년 메모] 한강의 채식주의자 1
한강의 채식주의자

마치며

▶ 문학이야기 바로가기
▶ 여행이야기 바로가기
▶ 블로그의 일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