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 빠꾸데이를 아시나요


원포 빠꾸데이를 아시나요

원포 빠꾸데이가 무슨 날인가요? 힌트를 드리면 발음은 한,미,일이지만 원문으로 표기하면 One four back day 이다. 하나 더 해본다. ‘투 스타 오브 파더 마운틴 스테이션’ 이란? Two stars of father mountain station 이다. 두 영문을 네이버 번역기에 넣어보면 전자는 ‘4일 뒤’ 후자는 ‘아빠 산악 역 2개’ 로 번역이 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넌센스 정답은 아니다.

정답은? 전자는 ‘1.4후퇴’ 이고, 후자는 ‘이별의 부산 정거장’ 이다.

술자리에서 터진 웃음 폭발

앞의 퀴즈는 지난 주말에 모처럼 고등학교 선배를 만나 선술집에서 나눴던 유머였다. 남자의 술좌석 대화라는 것이 때에 따라서는 이렇게 ‘유치찬란’ 하다. 선배는 추가로 술집에서 여성을 유혹할 때의 멘트도 소개했다.

“사모님, 발바닥이 어쩌고저쩌고 (외우질 못했음), 도롯또 8분의 9박자 바장조 안단테로, 조금 여리게 춤 한 번 땡기실까요?“

엉터리 멘트 속의 유머

물론 비슷한 멘트로 많이 알려진 고전 유머지만, 선배의 제비족 마임은 술좌석의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근데 이 멘트를 가만히 뜯어보면 모순으로 채워진 엉터리 멘트이다. 9/8박자는 민요에서나 쓰이는 박자이고, 바장조는 블루스 리듬에 어울리지 않고, 안단테는 조금 여리게가 아닌 조금 느리게이다. 그런데도 언뜻 단어만 들어보면 그럴 듯하게 들린다. 지적허영이다.

지적 허영 vs. 지적 매력

‘지적허영’이 아닌 ‘知的매력’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한때 인기가 있었던 나영석 PD의 <알쓸신잡>을 재미있게 보았다. 이 프로는 지적인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게 하는 사피오 섹슈얼적인 느낌이 강한 프로였다. 나에겐 김영하 소설가의 지적 매력이 돋보였던 프로이기도 했다. 근데 내가 남자여서일까? 사피오 섹슈얼은 남성 보다는 여성에게 더 어필되는 것 같다.

버나드 쇼와 이사도라 던컨

대체로 팜므파탈에게는 외모의 매력이 있고, 옴므파탈은 내면의 매력이 있다. 삐딱선으로 극작가 버나드 쇼와 맨발의 무용수 이사도라 던컨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버나드 쇼는 추남으로 알려진 인물로, 외모와는 별개로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반면 이사도라 던컨은 외모와 무용으로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이들이 만나게 된 상황에서 전개되는 대화는 특이한 유머와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

던컨은 버나드 쇼의 외모에 대한 특이한 제안을 하며, “당신의 머리와 나의 얼굴을 닮은 아이가 태어나면 어떨까요?“라고 물었다. 이에 버나드 쇼는 독설가다운 스타일로 응답하여 “내 얼굴과 당신의 머리를 닮은 아이가 태어나면은요?“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이들의 대화는 지금껏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파토스의 따스함과 에토스의 눈치

요즘 지식은 많아도 지혜와 교양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교양과 에티켓을 가식으로까지 치부하는 사람도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한 로고스는 있지만 파토스와 에토스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사람들은 지성과 교양을 꿈꾼다. 여기에 유머를 키우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원포 빠꾸데이”의 유머를 알게 해 준 선배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띠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