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발롱/볼찬소리/갈씬갈씬/자귀/새청/오로지하다/주체스럽다/에우치다/우덜거지/이아치다/빚단련하다/넨다하다/군마음/발바투/우리말 뜻과 우리말 예문을 발췌하였습니다.
국어사전에 숨은 예쁜 낱말
발롱발롱
적은 양의 국물 따위가 약한 불에서 끓을락 말락 하는 상태로 천천히 뒤섞이는 모양.
-따스한 햇살 사이로 봄뜻이 발롱발롱 느껴진다.
-우리 사랑이 발롱발롱하게 끓어오르려던 순간, 걷어낼 수 없는 구름장이 끼었다.
-방안에서 분위기가 발롱발롱 잡혔으나 대문 여는 소리로 금세 식어버렸다.
-새해부터 금연하겠다는 결심이 발롱발롱하다가 그쳐버렸다.
볼찬소리
성이 나서 볼이 부어 내는 소리.
-젊은 날 내 가슴 속에는 볼찬소리로 가득하였다.
-무엇이 그리 불만일까. 그는 볼찬소리를 달고 산다.
-파도가 볼찬소리를 내며 모레사장을 날름거렸다.
-요즘 다들 살기가 어렵다며 볼찬소리를 내뱉는다.
갈씬갈씬
겨우 닿을락 말락 하는 모양.
-수술 후 목이 마르다는 노모에게 갈씬갈씬 목을 축여주었다.
-긴 혹한이 지나 봄이 오는 소리가 갈씬갈씬하게 들린다.
-한 차례 소나기가 뿌렸으나 오랜 가뭄 끝의 초목에게는 갈씬갈씬할 뿐이다.
-무더운 여름 밤 갈씬갈씬한 바람.
-밤새 글을 쓰다 마당으로 나가니 먼동이 갈씬갈씬 터왔다.
주체스럽다(주체스러워, 주체스러우니:
처리하기 어려울 만큼 짐스럽고 귀찮은 데가 있다.
-깊은 밤 샛강을 걷는데 비가 추적추적 주체스럽게 내렸다.
-가로수 낙엽들이 주체스럽게 쌓여있다.
-원고 청탁을 하였더니 김 시인은 추체스러운 듯한 표정이었다.
-애옥살이 형편에서는 돈 빌려달라는 말이 주체스러울 수 있다.
자귀
짐승의 발자국.
-산밭의 눈 위로 길게 이어진 자귀가 외롭다.
-소복하게 쌓인 눈 위로 자귀들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다.
-겨울이 되면 마을 사람들은 자귀를 짚어 덧을 놓곤 하였다.
오로지하다
1 오직 한 곬으로 하다. 2 혼자서 독차지하다.
-내가 이름 붙인 도로테아 순례길을 따라 깊은 밤 어둠을 오로지하며 안양천을 걷곤하였다.
-형이 하루하루 시들어 갈 때 세상 모든 슬픔을 오로지한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반려견 포메라니안은 우리 가족의 사랑을 오로지하였다.
에우치다
둘러서 가리거나 막다.
-바닷가 바람이 차갑자 점퍼를 벗어 슬며시 아내의 여린 어께를 에우쳐주었다.
-구름이 어느새 석양의 해를 에우쳐 기대하였던 일몰을 놓쳐버렸다.
-현관 앞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이 자라 빌라를 에우치어 있다.
-빌딩 숲이 에우친 도시는 언제나 삭막해 보인다,
새청
새된 목소리.
-깊은 밤 인적 없는 안양천을 걷다보면, 커다란 두루미가 새청을 지르며 날아올라 소름을 돋게 한다.
-어두운 골목길에서 발정 난 고양이들이 새청을 질러대며 싸움질을 하는 듯하다.
-아이돌 가수가 등장하자 소녀들이 새청을 지르며 환호하였다.
-살다보면 이유 없이 새청을 우꾼하게 지르고 싶을 때가 있다.
우덜거지
허술한 대로 위를 가리게 되어 있는 것.
-샛강을 걷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 머리 덮을 우덜거지라도 간절하였다.
우덜거지라도 덮었으면 좋으련만 차가운 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노숙자를 보니 내 뼛속까지 찬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어렵게 겨울을 나는 그들에게 우덜거지라도 되어 주고 싶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낙엽을 우덜거지 삼아 꿩이 몸을 숨기고 있다.
이아치다(이아치어, 이아쳐, 이아치니)
- 자연의 힘이 미치어 손해를 입다. 또는 그렇게 하다. 2. 거치적거려 방해가 되거나 손실을 입다. 또는 그렇게 하다.
-온종일 비바람이 이아쳐 목련이 꽃을 잃은 채 허무하게 서 있다.
-느닷없는 우박이 이아치어 사과나무 가지들이 처참한 지경이다.
-세파가 이아친 노모의 손등에는 핏줄 하나 안 보인다.
-파도에 이아친 난파선이 그 섬을 더욱 쓸쓸하게 하였다.
-나는 지금껏 그의 삶을 이아치며 살았다.
빚단련하다(鍛鍊)
빚쟁이가 빚 갚기를 독촉하여 못 견디게 시달리다.
-빚단련하다 끝내 목숨을 내려놓는 사람들을 보면 옛 기억이 떠올라 눈물이 난다.
-아버지가 떠난 후 어린 자식 다섯을 거두며 빚단련을 하느라 모진 세월을 보냈다.
-자존심이 갈기 갈기 찢기는 빚단련을 겪어도 묵묵히 견디다보면 사업이 활짝 피는 날이 온다.
넨다하다
어린아이나 아랫사람을 사랑하여 너그럽게 대하다.
-때로는 넨다하듯이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누이는 아버지 산소 여기저기 흩어진 제비꽃을 넨다하듯 슬며시 어루만지고 있다.
-내가 마산선비라 부르는 수필가 한판암 교수님과의 인연이 15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그가 넨다하는 성정을 벗어난 때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군마음
쓸데없는 생각을 품은 마음.
-겨울 나뭇가지에 붙은 군잎처럼 내게도 군마음이 덕지덕지 붙는다.
-소나무 숲에서 눈을 감은 채 솔잎 스치는 바람소리를 듣는다. 군마음 하나 없이 고요하다.
-고생은 사서도 한다. 고민은 사서할 필요가 없다. 괜한 고민은 군마음일 뿐이다.
-몸매가 예쁜 여자들을 볼 때 어찌 군마음이 안 생기랴.
-깊은 밤 묵주기도를 하며 안양천을 걸을 때면 군마음이 기도를 사로잡곤 한다.
발바투
(부사): 1. 발 앞에 바짝 닥치는 모양. 2. 때를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상큼한 샴푸 향을 풍기며 그녀가 발바투 다가서자 가슴이 우둔거려 숨이 막혔다.
-와락 끌어안기라도 할 듯 그녀가 내게 발바투 다가섰다.
-파도가 발바투 밀려와 등대를 곧 집어삼킬 듯하였다.
-열정을 다 쏟아 하는 일도 아니다 싶을 때는 인생 열차를 발바투 갈아탈 줄 알아야 한다.
-회사가 기울어지자 그녀조차 때를 맞추어 발바투 떠났다.
마치며
* 해당 내용은 이승훈 저자의 [아름다운 예문과 함께하는 국어사전에 숨은 예쁜 낱말]에서 저자의 허락하에 인용과 참조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