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암 수필가 <여든의 문턱>


[신간소개] 한판암 수필집 <여든의 문턱>

[저자명] 한판암
[출판사] 해드림출판사

[초판1쇄] 2024.1.31

국내외 교수들의 문체 특징

선입견인지는 몰라도 국내외 교수들의 저서는 딱딱한 편이다. 읽기 편한 저널리즘 문체가 아닌 아카데미즘 문체의 특성일 수도 있다. 나 또한 이과생 출신이다 보니 글을 쓸 때는 이점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쓴다.

한판암 수필가의 글쓰기 열정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가르치다 정년퇴임 하신 한판암 교수님께서 열아홉 번째 수필집을 출간했다. 글에 대한 열정 없이는 결코 이루지 못할 결과이다. 대단한 열정이고 존경과 부러움이 앞선다.

교수님의 수필은 학자다운 지식이 풍부해서인지 같은 이야기에도 어원과 설명이 해박하다. 중수필의 진수를 보여주는 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교수님의 글은 타 수필을 읽을 때와는 다르게 읽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글의 깊이도 시간을 끌게 하지만 한자숙어와 순수 우리말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기에 사전을 옆에 끼고 읽어야 한다.

나는 교수님의 이런 글의 성향에 불만은 없다. 아니, 오히려 반기는 편이다. 나에게는 공부가 되기 때문이다. 경수필은 경수필대로 중수필은 중수필대로 따로따로 수필의 독특한 맛이 있다.

한판암 수필가의 <여든의 문턱>

이번 출간한 <여든의 문턱>에는 72편의 수필이 실렸다. 수필의 제목처럼 여든을 바라보는 교수님의 이야기에 지난 시절이 그립지 않을 수 없다. 수필집을 펼치자 곧바로 눈에 띄는 <호롱불 추억의 호출>과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시작으로 나 또한 유년의 시절을 회상하였다. ‘라떼’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정과 인간미를 코끝 시큰하게 이야기하였다.

이 외에도 일상에서 마주하는 이야기를 교수님의 독특한 문체와 방대한 사료를 들어 이야기했다. 현실 사회의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쓴 <안티 사이트에 다가가기>와 <물과 고기의 사귐>의 글은 우리 삶의 방향을 제시했고,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신 교수님께서 아직 2G 사용하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는 입가에 미소를 띠게 했다.

한판암 수필가 <여든의 문턱> 1
한판암 수필가의 2024년 신간 <여든의 문턱>

음악, 드라마, 영화 소재의 아쉬움

그동안 교수님의 19권 수필집을 읽으면서 다소 아쉬운 것이 있었다. 물론 나의 취향을 기준으로 갖게 되는 아쉬움인데, 교수님의 글에는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음악과 그림이야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교수님의 수필집 중에 2/3 정도 읽은 내 기억으로는 이번 글에 처음(?) 으로 음악이야기가 실렸다. 그것도 트로트가 아닌 김광석의 노래였다.

<이등병의 편지> 이야기에는 ‘라떼’ 이야기일 수도 있는 군대 이야기인데, 입대할 자녀를 둔 기성세대에게는 한 번쯤 생각에 잠기게 하는 주제였다. 물론 나에게는 주제 못지않게 대중가요를 언급했던 그 자체가 무엇보다 반가웠던 글이었다.

백세시대의 버킷리스트

<백세시대의 버킷리스트>에서는 건강, 글쓰기, 봉사의 삶 이렇게 3가지 바람을 이야기했다. 그중에 자신의 수필집이 널리 읽혀 경제적 성과를 바란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교수님께 응원하고 싶은 게 있다. 요즘 글쓰기에는 원고료 외에도 간접 광고료를 받는 애드포스트나 애드센스 블로그 글쓰기가 있다. 블로그 글쓰기 제안드리고 싶다. 지금 읽고 있는 후기 글에 따라붙는 구글 애드센스 간접광고가 글쓴이 원고료로 지불되는 시스템 말이다.

교수님 건강하세요

후기를 마치려니 이번 수필집에 실린 <술에 얽힌 일화>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사계절이 지나면 다시 또 꽃은 피지만,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의 삶은 왜 한 번 흘러가면 되돌릴 수 없는가, 라는 독백의 문장이다. 다소 서글픈 문장이지만, 교수님 건강하세요~

[저자명] 한판암
[출판사] 해드림출판사

[초판1쇄] 2024.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