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생활을 위한 3가지


지적 생활을 위한 3가지

넷플릭스에서 영화 감상 계획을 세웠다. 소파에 앉아 영화 목록을 검색하던 중 엊그제 사다 놓은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아차 하며 프롤로그만을 읽을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가 영화를 포기하고 마지막 장까지 읽고 말았다. 영화 한 편을 무산시킨 책은 와타나베 쇼이치의 저서인 <지적생활의 발견>이었다.

독서와 지적생활의 매력을 듬뿍 느끼며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었다.

와타나베 쇼이치의 지적생활의 발견

‘공부’라고 하면 실행이 어렵긴 해도 ‘공부’자체를 비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독서’를 한다고 하면 ‘공부’와 마찬가지로 ‘독서’자체를 비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독서가 끝난 ‘장서보관’을 이야기하면 의외로 비판적인 분위기가 되는 것을 여러 번 느꼈던 경험이 있다.

와타나베 쇼이치의 ‘지적생활의 발견’은 지적생활에 앞서 ’장서보관‘에 대한 당당한(?) 이유를 댈 수 있는 내용이라 우선 반갑기도 했고 말이다.

와타나베의 지적생활자 구분

와타나베는 지적생활자를 다음처럼 나누었다. 책을 읽는 것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과 전문적으로 지적생산을 하는 사람으로 나누었다. 지적 생활이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 생활을 위해서는 3가지를 강조했다. 시간과 돈, 그리고 고독이다.

생산적인 활동을 위한 3가지

(1) 시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을 의미한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이 있어야 지적 생활을 즐길 수 있다.

(2)
자신이 원하는 책과 자료를 구입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를 의미한다. 자신이 원하는 책과 자료를 구입할 수 있어야 자신이 원하는 지식과 경험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고독
자신만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어야 자신이 원하는 지식과 경험을 확장시킬 수 있다고 한다.

생산적인 지적 생활

즉,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독서와 글쓰기를 포한한다. 독서를 통해서는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고, 글쓰기를 통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다.

와타나베 쇼이치가 말하는 지적 생활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확장시키고,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공감하는 바이다.

나의 은퇴 후 바람도 이와 같다. 그렇기에 와타나베 쇼이치의 <지적생활의 발견>은 나에게 있어서 다치바나 다카시(立花 隆)의 저서 못지않게 名著로 여겨진다.

와타나베 쇼이치의 장서보관의 변
와타나베 쇼이치의 장서보관의 변

와타나베의 장서 보관의 변()

장서보관에 대해서도 다음처럼 설명했다. ‘나만의 도서관에 나만의 장서를 쌓으며 나의 지력(智力)을 닦아가는 것이다.’ 라고.

별도 서재가 없는 나는 거실의 책장에 1000권 정도의 책을 곁에 두고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 장식적인 이미지일 수도 있지만 장서는 나에게 정보의 창고로 요긴하게 쓰인다. 글을 쓰거나 사색을 하다 보면 필요한 문구가 희미하게 떠오를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나는 보관하고 있는 책들 속에서 5~10분 만에 반드시 그 내용을 찾는다.

방금도 장정일의 프롤로그가 떠올라 5분 만에 책을 찾았는데 20년 가깝게 보관한 책이었다.

장정일의 독서

와타나베 쇼이치의 ‘지적생활의 발견’을 읽으며 장정일의 프롤로그를 생각했던 것은, 나의 하루 일과 중에 독서 비중을 높이고 싶어서였다. ‘동사무소의 하급공무원을 하면서, 오후 다섯 시에 퇴근하여 발 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이다’라는 장정일의 프롤로그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