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과 동안거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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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과 동안거의 미학

은둔과 동안거의 미학은 나만의 시간에서 내적 탐험과 정취를 찾는 시간이다. 나의 경우는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끝나면 동안거를 시작한다.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내면의 평화를  찾는 혼놀의 시작이다. 단순한 고독이 아닌 내면의 세계에서 찾아낸 풍요로움과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특별한 여정이다.

프로야구와 동안거

나의 한 해 외부 활동은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시작되고 폐막과 함께 마무리된다. 나의 열정적인 프랜차이즈 프로야구팀이 올해도 플레이오프에 실패했었다. 탈락이 결정되던 날, 맥주를 통음하며 탈락의 아쉬움을 달랬다.

탈락의 그날은 나의 바깥 활동이 끝나는 날이기도 했다. 수도승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동안거가 시작된 것이다. 나의 동안거는 연말연시의 번거로움과 사회적 약속에서 벗어나 고요한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프리랜서인 나로서는 내년 프로야구 개막전까지 재택근무를 하며 일시적인 집돌이가 되는 것이다.

은둔과 예술: 창작의 영감

다양한 분야의 유명 예술인 중에는 은둔을 선택한 이들이 많다. J.D. 샐린저나 카를로스 클라이버와 같은 인물들은 은둔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소리 없이 은둔했던 예술인들 중에는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 철학자 비트겐슈타인, 작곡가 시벨리우스, 고인이 된 대중가수 조동진이 은둔가수로 기억되어 있다.

헤밍웨이 역시 가난하지만 낭만적인 쿠바에서 20년 가까이 은둔생활을 했다. 은둔 생활 중에 “인간은 결코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라는 명문장을 남긴 ‘노인과 바다’를 집필했다.

방송계에서 활동하는 예능인들도 가끔 은둔을 택한다. 인기를 등에 없고 사는 예능인들이 그동안 쌓인 피로 풀고 재충전 위해서이다. 재충전인지 바닥난 인기와 소재를 감추기 위해서인지는 본인만이 안다.

은둔의 즐거운: 나만의 시간

나 또한 은둔을 즐긴다. 정확히 말하면 은둔이 아닌 스스로를 위리안치하는 일시적인 동안거에 가깝다. 창작이나 재충전이 아닌 기본 노동만을 하며 ‘혼놀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한 소극적 생활이다.

동안거에 들어가면 연말연시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누구의 초대에는 응하고 누구의 초대에는 응하지 않는다는 불만의 민원을 해소할 수 있다. 사람을 만나지 않아 술을 적게 마시게 되어 감마GTP 수치가 떨어져 간건강에 도움이 된다.

가족 이외에는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나름 풍요로운 정중동 생활을 한다. 나만의 여행,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 음악을 감상하며 독서와 같은 잔잔한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은둔의 미학: 창의성과 영감을 키우는 시간

은둔은 내적 탐구와 깊이 있는 사색을 가능하게 하여 창의성과 영감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타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기 자신과 소통하며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은둔이 지나치면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되는 단점이 있다. 특히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는 경우에 은둔이 장기화되면 현실 세계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소통의 부족으로 인해 감정적 지원을 얻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인데, 자기 고립에 빠져 사회적 경험을 통한 성장과 배움의 기회를 놓칠 우려가 있다.

과유불급의 세상사

세상사 모든 일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의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적절한 은둔은 자아의 발견과 창의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지만, 지나진 은둔은 사회적 연결성과 현실적인 도전에 대한 대비능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 삶의 균형을 유지하며 상황에 따라 단기적인 은둔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모두는 꿈을 향해 나아간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날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희망 속에 살아간다. 은퇴 시기가 멀지 않는 나로서는 굳혀가야 할 시기이지만 잔잔하게 오늘을 즐기면서도 내일을 맞이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나이 들어 좋은 장점의 하나이기도 하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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