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모토 타로의 내일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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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모토 타로의 내일의 신화

오카모토 타로의 ‘내일의 신화’는 현대 도시의 혼란을 완전 폭발 이후의 평온을 선사한다. 한국을 사랑한 예술가 중 한 사람인 오카모토 타로 작품에는 완전연소를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작품 철학이 서려있다. 그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도쿄의 시부야(渋谷)를 찾아간다.

시부야의 여유로움과 감성

도쿄 시부야의 거리는 나에게 자유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신주쿠의 삭막한 눈부심과는 대조적으로 시부야는 독특한 분위기가 풍기고 있다. 모던한 서브컬처의 느낌이 가득하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시부야의 명소는 충견(忠犬) 하치코 동상과 스크램블 교차로이다.

이 도시의 이름 ‘시부야’의 첫 한자(渋)는 사거리 형태의 상형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건너는 이 사거리는 주말의 저녁이 되면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특히 스크램블 교차로에서는 신호등이 바뀌면 3,000명의 인파가 동시에 교차로를 통과하여 시부야만의 화려한 교차로 풍경을 만들어낸다.

시부야와 오카모토의 벽화

미술을 즐기는 이라면 시부야에서 오카모토 타로의 벽화를 찾아보길 권한다. 그는 일본의 아방가르드한 화가로 유명하다. 오사카 만국박람회에서 <태양의 탑> 작품을 통해 세계에 알려진 일본 현대미술의 대표 주자 중 한 명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국을 사랑한 예술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일본 CF에서 “예술은 폭발이다”를 외치며 강한 인상을 새기기도 했다.

추상예술의 선구자 오카모토 타로

오카모토는 파리에서의 유학 시절에 피카소와 칸딘스키 등에게 영향을 받아서인지 추상적인 작품을 많이 남겼다. 그의 작품을 감상할 때에는 단순한 미학적 즐거움을 넘어 그가 표현하고자 한 주제를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는 아름다운 풍경뿐만 아니라 파격적인 “동심적 이미지”를 표현하여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창조했다. 그의 작품은 어린 시절의 외로움과 현대인의 일상적인 빈곤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고 있다.

과학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지만, 오카모토는 질서와 규칙에 얽매여 빈곤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을 안타까워했다. 그의 부모님은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갔다. 그의 어머니는 남편의 승인을 받고 애인과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 오카모토는 이런 어린 시절의 외로움이 동심적인 예술의 세계로 이끌었다.

오카모토 타로의 내일의 신화

오늘은 오카모토의 작품 <내일의 신화>를 찾기 위해 시부야역을 찾았다. 하지만 역 내에서는 그의 작품을 찾을 수 없었다. 안내소에서 문의해 보니, <내일의 신화> 벽화는 시부야역 마크시티 건물 벽에 있다는 것이었다. 드디어 벽화를 찾았다. 벽화는 웅장하게 폭발하는 순간을 그린 것으로, 전체 크기를 한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 벽화는 한때 작품의 행방이 묘연했다. 오카모토의 제자가 수소문한 끝에 외국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스페인인가 멕시코인가 어느 지하창고에서 있던 것을 일본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작품을 감상하는 도중 벽화의 일부가 회색 베니어판으로 가려져 있음을 발견했다. 이 벽화는 원래 히로시마 원폭을 모티프로 했으나, 후쿠시마 원전 사건이 발생하면서 일본의 전위작가 그룹에 의해 그림의 일부가 수정되었다고 한다. ‘내일의 신화’는 미래에 대한 상상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으며, 그 깊은 의미를 생각하면서 평온한 도시 속에서 작품을 감상했다.

오카모토 타로 내일은 없다
회색 베니어판으로 가려진 <내일의 신화>

오카모토의 ‘졌잘싸’ 철학

오카모토는 말했다. 이기든 지든 그만이지만, 대신 완전연소를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라고 이야기 했다. ‘졌잘싸’를 강조한 것이다. 그의 작품은 현대 도시의 혼란을 완전 폭발 이후의 역설적인 평온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오카모토의 철학적인 말을 생각하며 <내일의 신화>를 잔잔히 감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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