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의 진실과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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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의 진실과 거짓

수필의 진실과 거짓은 문학과 진실의 상호작용에 대한 미묘한 경계이다. 깊은 고찰을 다루는 수필은 진실과 허구 사이에서 작가의 양심과 글쓰기의 윤리를 강조한다. 수필은 진실의 문학을 담아야 한다.

[실전]수필 쓰기 핵심

사실과 진실 문제

수필과 정신세계

문학은 대체로 사람의 정신세계에 이바지한다. 소설이나 희곡은 작법상 허구를 담아 인간의 삶을 깨우치고 수필은 오직 거짓 아닌 사실로써 그런 뜻에 충실히 한다. 그렇다면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진실의 문제를 돌아보게 된다.

진실과 사실의 정의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일까. 한 번쯤 그 의미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사전에 보면 사실은 ‘실제로 발생했던 일이나 현재의 일, 눈에 보이는 것, 현상적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로 설명한다. 이에 비해 진실은 가치판단의 문제로 보아 ‘거짓 없이 바르고 참됨’으로만 풀이되어 있다.

여기에는 해석의 부분과 평가라는 주관적 입장의 뉘앙스가 들어있음을 느끼게 된다. 다시 말해서 다의적인 프리즘 속에서 비치는 근원적 핵심이 그 안에 들어있다는 말이다. 그런 만큼 진실은 눈에 드러나지 않으며 어떤 현상 속에서도 깊숙이 감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최근에 북한이 쏘아 올린 인공위성으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그것을 보고 그게 기능을 하느냐 여부를 떠나서 지구궤도를 돌고 있으니 현상적(사실) 측면에서 볼 때는 분명 인공위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현상 안에 감추어진 진실은 탄도미사일이라고 보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진실과 허구의 교차점

이렇듯 진실은 사실 속에 알맹이 형태로 감춰져 있다. 작금에 발표되는 수필작품들을 보면 사실을 비틀어 놓은 글을 더러 본다. 이는 수필의 요건으로서도 빗나간 것이다. 적당히 꾸며 쓰는 소설에서는 담고자 하는 이야기 중에 진실이 들어 있을 수 있으나, 수필은 사실을 임의로 조작하면 이미 수필이 아니다. 진실을 논하기 이전에 결격사유이기 때문이다.

수필의 재료는 어디까지나 사실이며, 또한 사실이어야 한다. 오직 추구하는 바가 사실 자체에서 의미를 찾고 그려내는 문학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논란이 된 글이 있다. 지금까지 수필의 전범으로 여기고 명수필로 꼽혀온 피천득 선생의 수필 ‘인연’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글로 통했다. 그런데 이 작품을 애제자가 수필이 아닌 소설이라고 발표를 함으로써 어마어마한 충격파를 안겨 주었다,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수필의 금도로 여기는 것을 침해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발표 글을 보면서 의심의 눈초리로 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혹시 무엇을 감추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은 작품 속에 드러난 배경이 당시 선생이 일본에 건너간 것이 사실이고 지인을 통해 그 아사코의 집에 머문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것을 감추고자 한 것이라면 사실 왜곡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라 할 것이다. 여기서 근자에 발표된 수필 현상을 접목해 본다. 흔히 창작 수필, 실험 수필이란 이름으로 터놓고 팩트 자체를 임의로 설정하거나 뒤틀어서 쓰는 글을 보게 되는데 과연 진정한 수필이라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거짓으로 판명이 난다면 독자로부터 불신을 받을 것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수필의 진실과 양심

그래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수필은 사실에 근거해서 양심에 따라 써야 한다. 누가 보아도 이 글은 진실일 거야, 내 양심에 비추어서도 거짓 없이 썼다고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글(수필)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퇴출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필은 출발할 때 거짓을 배제하고 양심에 따라 자기를 속이지 않기로 하고 출발한 장르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경우도 바탕을 이루는 요체를 궤변이나 요설로 오염을 시켜서는 아니 될 것이다. 꾸며 쓰고 싶으면 소설을 쓰면 되고 당당히 소설을 썼다고 해야지, 굳이 거짓으로 분란을 일으키고 맑은 물에 흙탕물을 흘러들게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수필의 길과 사랑

수필은 어디까지나 사실을 바탕으로 한, 양심적인 글쓰기여야 한다. 그 길을 가는 것만이 독자로부터 외면받지 않고 사랑받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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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내용은 임병식 저자의 [수필 쓰기 핵심]에서 해드림출판사의 허락하에 인용과 참조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