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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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쓰는 일상어

수필은 문학이다

요사이 수필을 쓰고 공부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무엇보다 글 쓰는 생활적인 여건과 등단의 관문이 넓어진 점도 있을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근래에는 수필 전문 잡지사도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수필 쓰기를 가르치는 강좌도 여기저기 생겨났다.

[실전] 수필 쓰기 핵심

수필 쓰기에 대한 안이한 시선

이는 당연히 수필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수필문학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속살을 들여다보면 아직 수필문학이 꽃을 피웠다하기에는 이르다. 양적인 성장은 괄목할 정도지만 좋은 작품은 그에 비교하여 나아지지 않는 것이다. 물론 평균치의 성장은 높아졌으나 우수작은 드물다는 의미이다. 이는 작가의 역량 문제로 봐야 하겠지만 수필은 아무나 쓸 수 있다는 안이한 접근 태도도 그런 경향에 한몫하고 있다.

경험한 사실 몇 가지를 이리저리 얽어매어 내어놓으면 수필이 되는 줄 안다. 그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 자세가 지속하는 한 좋은 작품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수필을 폄훼하는 말을 듣는 것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더러 ‘수필도 문학이야?’ 하는 비웃는 사람도 만나게 되는데 이는 다 함께 힘을 모아 극복할 일이다. 그만큼 수필문학이 가야 할 길이 멀고, 분발해야 할 점이 존재한다.

먼저‘수필은 어떤 글인가’를 짚어보자.

우리는 수필을 쓰기 전이나, 이후에도 수필은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는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너울이 끼친 해악은 실로 크다.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안이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餘技)의 문학쯤으로 알고 치열함 없이 쓰다 보니 수필을 추락시킨 셈이다.

수필의 본질

수필은 소설처럼 허구를 바탕으로 하는 문학이 아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제재의 제한을 받는다. 이것만 하더라도 얼마나 큰 제약인가.

수필은 원천적으로 허구를 배제한다. 창작을 해야 하는 작가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김태길 선생 같은 이는 그 점을 감안하여 좋은 수필을 쓸 수 있는 조건을 ‘인격이 더없이 탁월하고, 글솜씨 또한 탁월해야’ 한다고 했다. 적어도 ‘허구의 배제’라는 약점 보안을 위해서 강조한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알베르스(R. M. Alberee)는 ‘에세이는 그 자체가 지성을 기반으로 한 정서적 신비적 이미지로 된 문학’이라고 해서 수필은 지성을 기반으로 하되 문학이 되기 위해서는 정서적이어야 함이 필수임을 조건으로 달았다.

사실이 이런데 어떻게 안이하게 수필을 쓸 수 있겠는가. 수필은 어디까지나 우리 생활 속에서 직접 겪은 일을 가지고 쓰는 체험 문학이다. 그래서 심적 나상(裸像)이라고도 말한다.

수필의 범위

한편, 수필의 범위는 일기에서부터 해학과 비평에 이르기까지 매우 넓게 적용된다. 제재도 거의 제한을 받지 아니한다. 그렇다고 쓰기 쉬운 글이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윤오영 선생은 소설을 밤(栗)에, 시를 복숭아에, 수필을 곶감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형태상으로 소설이나 시는 잘못되어도 소설이나 시로 보아주지만, 수필과 잡문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글이 수필처럼 쓰였다 하더라도 정서적인 여과 과정을 거친 글(문학성)이 아니면 수필로 볼 수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이는 차차 짚어 나갈 것이다.

아무튼 왜 수필이 감이 아니고 굳이 곶감인가 하는 것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수필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글쓴이의 인품의 소산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인격을 닦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남에게 지탄을 받는 사람이 좋은 소설이나 좋은 시를 쓰면 인정을 받을 수도 있지만, 수필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수필의 바른 이해를 향한 노력

그리고 수필이 일기처럼 자기만 보고 마는 글이 아니라면, 새롭게 태어나는 글이어야 한다. 새로운 소재를 찾아 새로운 생각과 기법으로 써야 한다. 독창성을 발휘하여 남과 차별화하는 것을 포함해 자기 작품별로도 차별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한 사람의 가수로 태어나려면 수없이 노래를 불러보고 소화를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모창도 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진정한 가수가 되려면 마침내는 자기 목소리를 찾아내야 한다.

마찬가지로 수필을 공부하는 과정에서는 모방도 하나의 공부 방법이며 용납이 되지만, 그러나 진정한 수필가로 태어나 새 출발할 때는 분명한 자기만의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공부는 필수인 것이다. 우선 본격적인 주제별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 수필의 얼굴을 그려 봄으로써 수필의 바른 이해를 도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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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쓰는 일상어

* 해당 내용은 임병식 저자의 [수필 쓰기 핵심]에서 해드림출판사의 허락하에 인용과 참조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