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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주쿠 역

철거 전 도쿄의 전철역 중에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은 하라주쿠 역이었다. 다이쇼 시대에 영국의 건축가가 암스테르담 역을 벤치마킹하여 지었다고 한다. 그랬기에 철거 전 목조 역사는 고즈넉하게 빈티지 느낌을 갖기에 충분한 건축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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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 골목

프로그램 개발 차 사계절을 도쿄에서 보낸 적이 있다. 지인이 도쿄 여행을 오면 하라주쿠를 거쳐 오모테산도를 안내했다. 이곳은 반나절 가이드만으로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 답사 기분을 낼 수 있는 가성비 좋은 거리였다. 마지막으로 가는 곳은 다케시타도리(竹下通り) 였다. 거기엔 ‘브람스 골목’이 있기 때문이었다.

교토에 ‘철학의 오솔길’이 있듯이 하라주쿠에는 ‘브람스의 오솔길(골목)’이 있다. 한때 하라주쿠 골목에는 서울 인사동처럼 갤러리가 많았다고 한다. 이 시절 갤러리 주인들은 프랑스 작가인 프랑수아즈 사강과 교류를 시작했다. 교류가 이어지며 급기야는 사강의 소설을 연상하여 ‘브람스 골목’으로 불렀다는 것이다.

이제는 번창했던 갤러리들이 사라지고 조그만 뒷골목으로 변해있다. 다만 프렌치 레스토랑 앞에 브람스 흉상이 있기에 브람스 골목이라는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줬을 뿐이다. 관심이 없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골목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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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주인공들인 폴,로제,시몽의 삼각관계에서 감정과 도덕이 부딪치는 현실은 마음의 밀당을 벌일 수밖에 없다. 감정을 앞세운 사랑에는 의지의 ?가, 이성을 앞세운 사랑에는 망설임의 . . .가 아니었을까. 나 또한 소설에서 ?와 …의 갈등을 겪기는 했지만 완독 후에는 슈만과 클라라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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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과 클라라

나는 젊은이들이 붐비는 다운타운가를 지나게 되면 카페의 이름들을 눈여겨보는 습관이 있다. 페드라! 페드라!의 외침이 들리는 듯한 ‘페드라’나 ‘슈만과 클라라’의 간판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한다. 가는 길이 바쁘지 않는 한, 혼자라도 커피를 마시며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의 향기를 듬뿍 마시고 온다. 맥주가 있는 카페라면 클라라를 향한 브람스의 애절한 순애보마저도 거품 가득한 취기에 담기도 한다.

슈만과 클라라는 우여곡절 결혼하여 뜨거운 연인의 모습을 보였지만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이들 사이에는 스승의 아내인 클라라를 흠모하는 브람스의 시선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나에게는 ‘슈만과 클라라’ 라는 이미지가 러브스토리의 전형을 느끼게 한다. 미화된 그들의 사랑과 음악이 아름다워서일지도 모르겠다.

마치며

클라라를 향한 애정을 플라토닉으로 간직하며 독신으로 생을 마친 브람스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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