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창조적 시선]


 

김정운의 창조적시선

김정운의 창조적시선을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어느 저서에선가 자신을 그저 농담 잘하는 실없는 사람으로 보는 데, 자신을 만만하게 보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책을 쓰고 있다는 언질을 비쳤었다. 그 깜짝 놀랄만한 책이 바로 <창조적 시선>이었나 보다.

전작주의 작가 김정운

나의 기대에 부응하는 역시나 김정운이다. 김정운은 나의 전작주의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창조적 시선>은 자료조사와 현지답사까지 10년에 걸쳐 완성한 방대한 대작이다. 인덱스를 포함한 페이지가 1,000페이지가 넘는다. 책의 원가만 6만 원을 넘는다고 하는데, 정가의 10% 할인을 받아 97,200원에 구매를 했다.

창조적 시선의 방대한 자료

<창조적 시선>은 지난 저서인 <에디톨로지>의 내용을 보다 디테일하게 검증한 내용이다. 창조적 사고를 위한 메타인지를 강조한 김정운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기존의 것들을 모아 편집하는 행위가 창조라고 했다.

독일의 바우하우스라는 창조적 공방학교를 포커스로 음악과 미술을 아우르는 예술과 정치 그리고 사회문화에 관련된 이야기를 철저한 검증을 통해 재미있게 풀었다. 특히 괴테가 색(color)에 관하여 일가견이 있었다는 게 신기했다.

괴테의 <색채론>은 문학가답게 분류를 했다. 빨강에는 ‘아름다운’, 주황에는 ‘고귀한’, 노랑에는 ‘좋은’, 녹색에는 ‘유용한’ 등 형용사로 표현을 했다. 인접한 색깔인 빨강과 주황은 ‘이성’을, 노랑과 녹색은 ‘오성’ 등 명사로 표현을 했다.

괴테의 색채론은 현대 색채심리학의 내용을 앞당겼다고 하니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이외에도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철학, 칸딘스키, 클레, 말러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이 가득하다. <창조적 시선>은 다방면의 지식을 지닌 김정운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책이다.

특히 클래식과 그림 그리고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예술의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데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다방면의 지식과 예술

나는 음악과 그림 그리고 책에 관심이 많다. 취향과 지식은 반드시 일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김정운의 지식 정보는 그의 취향과 거의 일치하는 것 같다. 나로서는 그저 부러워할 수밖에.

사족으로, 두꺼운 책이라서 독서대에 올려놓고 보는데 페이지를 고정하기가 약간 불편했다. 상, 중, 하 세 권으로 나누어 제본을 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읽는 내내 했다. <창조적 시선>을 한 권으로 제본한 것은 출판사의 영업적인 측면이었는지, 아니면 작가의 의도였는지가 사뭇 궁금하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창조적 시선] 1
두꺼운 책을 세 권으로 나누었으면 좋았겠지만 영업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었나 보다.

 

마치며

에필로그에서 <겨울나그네>에 관한 신작을 연말까지 마무리한다고 했다. 다음으로는 <문명은 질투>라는 책도 써보고 싶다고 했다. 두 저서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