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를 위한 글쓰기와 영원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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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원한 친구, 글쓰기

하루의 시작과 블로그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하는 몇 가지 행동이 있다. 샤워를 하고, 강냉이차를 끓이고, KBS FM을 켜고, 아침 대신 모닝커피를 마시며 관심 있는 몇몇 블로그를 들여다본다. 대부분은 가볍게 스크롤하며 지나치지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의 블로그는 빼놓지 않고 읽어본다.

딱딱하고 건조한 문체는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지만, 신간과 출판계 동향을 파악하는 데는 더없이 유용한 정보들이 있어서이다.

이남희 에세이 <치유의 글쓰기>

오늘 그의 블로그에는 이남희 소설가의 에세이 <치유의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교보문고에 들어가 출판사 서평을 읽어보니  <치유의 글쓰기>에서 메타인지를 강조했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느낌과 생각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글쓰기는 내 안의 나를 만나는 법을 익힌다,라는 서평이었다.

그중에서도 안네 프랑크의 일기 구절을 인용한 대목이 가슴에 깊이 와닿았다.     

“안네 프랑크는 ‘종이는 인내심이 있어 내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잘 들어줄 것’이라며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일상에서 내 이야기를 참을성 있게 경청해 주는 사람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타인을 귀찮게 하지 말자

나는 장난기가 많은 편이다. 당연히 말도 많다. 국민연금 수령자가 된 이후 나의 삶의 목표를 재정리한 적이 있다. 그중 첫 번째가 “타인을 귀찮게 하지 말자”라는 다짐이었다.     

‘타인을 귀찮게 하지 말자’라는 것은 타인 앞에서 말을 아끼고, 감정을 절제하겠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왠지 인간관계가 부담되는 나는,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나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위로받는 것을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     

따로 또 같이, 거리 두기의 미학

그것은 가족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두 아이들도 성인이 되었기에 가족 서로를 존중하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이른바 “따로 또 같이”의 삶을 추구하고 있다. 매달 1~2주 정도 나 홀로 시골집에 머무는 것도 지엽적인 이유라면 이유이다.     

고요 속의 충만, 무소유의 철학

고요한 시골집에서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한다. 낡은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텅 빈 방 안에서 조용히 사색에 잠긴다. 혼자만의 시간은 결코 외롭거나 지루하지 않다.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이 고요와 한적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다. 무소유의 깊은 철학을 음미하며, 나는 충만감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그 바탕에는 ‘나의 글쓰기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5년 전 오늘의 나

한기호 소장의 블로그를 읽은 후, 나의 SNS를 들여다보았다. 우연히 “과거의 오늘 있었던 추억들”이라는 타이틀로 5년 전의 나의 SNS메모가 자동 공유되고 있었다. 클릭하여 내용을 읽어보니, “나의 뻔한 이야기가 작품이 되는 그날이 올까?”라는 요지의 메모였다.     

그 SNS의 메모로 부터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여전히 내 이야기는 작품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아쉬워하지 않는다. 글을 쓰는 동안 행복했고 자유로워서이다.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 가든, 그 누구도 나에게 불평하지 않았다.

마치 나츠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에 등장하는 기요 할머니처럼, 묵묵히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격려해 주는 존재가 되어주었다.

메타인지를 위한 글쓰기와 영원한 친구 1
5년 전 SNS와 시골집 풍경

영원한 나의 친구 글쓰기

우윳빛 안개가 베일을 드리운 채 봄비가 오락가락한다. 투명한 물방울은 겨울 나목에 매달려 바람결에 흩날린다. 잠시 빗줄기가 멎으면, 젖은 가지에 물까치가 날아와 지저귄다. 고요한 시골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마음을 적시고, 나는 묵묵히 책상 앞에 앉는다.     

“글쓰기는 평생 나의 곁을 떠나지 않을, 나의 진실한 친구입니다.”     

한기호 소장의 말처럼, 글쓰기는 메타인지에 앞서 나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는 소중한 존재이다. 오늘도 나의 글쓰기 친구와 함께 낡은 시골집에서 조용한 시간을 갖는다. 아련한 글자들이 빗방울처럼 모니터 원고지 위로 하나둘씩 내리기 시작한다.     

오늘 나의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갈까. 나는 그저 생각이 이끄는 대로,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이야기를 글쓰기 친구에게 풀어낼 뿐이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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