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서점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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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서점 순례

도쿄 서점 순례를 생각했던 것은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이었다. 도쿄에서의 직장시절, 매주 주말이면 서점순례를 했다. 북러버로서의 즐거운 북헌팅을 했다. 서적 코너에서는 책을 샀고, 문구 코너에서는 현대식 문방사우를 샀고, 커피코너에서는 커피를 마셨다. 나의 기준으로 서점별 특징을 나열해 본다.

기노쿠니야

일본의 대형서점에는 기노쿠니야, 산세이도, 츠타야, 마루젠, 준쿠도가 있다. 이 중에서 유서 깊은 서점이 신주쿠 본점이 있는 기노쿠니야이다. 서점의 규모로 치면 츠타야나 마루젠에 밀리고는 있지만 그래도 ‘기노쿠니아’라는 브랜드는 일본을 대표하는 서점이라 할 수 있겠다.

키노쿠니야

산세이도/준쿠도/마루젠

주말 서점순례를 하면서 서점별로 특징을 느꼈다. 장서의 다양한 종류로는 산세이도, 인테리어 분위기로는 츠타야, 장서와 인테리어를 두루 갖춘 곳은 마루젠이었다. 나와 같이 IT서적을 찾는 이에게는 기술서적이 많은 산세이도, 준쿠도, 마루젠, 쇼센이 안성맞춤이었다.

도쿄 서점 순례 1

츠타야

서점순례에서 가장 나의 눈길을 끌었던 서점이었다. 쇼핑을 하듯이 커피숍을 찾듯이 자주 가고 싶은 서점은 다이칸야마에 있는 츠타야 서점이었다. 츠타야 서점은 건축 페스티벌에서 디자인상을 받은 서점이다. 서적뿐만이 아니라 음반, 영화, 문구, 액세서리까지를 다양하게 배치하였다. 북러버들에게는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쉼터의 공간을 마련해 놓은 것이 마음에 들었다.

츠타야

카우북스

전통적인 서점 거리인 진보초의 고서점街에서는 여전히 빈티지적인 문향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규모는 미니 헌책방이지만 나카메구로의 카우북스는 아주 인상적인 서점이었다. 예술의 향이 흐르는 서점으로 내 가슴에 스며들었던 기억이다.

카우북스

아오야마/북하우스

무라카미 하루키가 다녀간다는 아오야마 북센터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두 작가인 ‘설국’의 가와바타 야스나리나 오에 겐자부로가 다녀간다는 북하우스는 대형서점이 아닌 중형서점이라는 것이 특색이었다. 이들은 붐비는 대형 서점보다는 일반인의 눈에 잘 안 띄는 상황을 고려하여 중형서점을 이용했던 것 같다.

아오야마

산세이도

20여 년 전, 처음 일본에 갔을 때부터 자주 찾았던 산세이도는 변함없이 진보초 서점가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다. 2016년에 갔을 때는, 한국작가들의 일본어 번역작품 코너가 있어 무척이나 반가웠다. 국뽕이 차올라 맨부커상을 수상한 韓江의 ‘채식주의자’의 일본어판을 샀다. 특히 일본어 번역본으로 2쇄를 발행했다는 것이 반가웠다.

산세이도

Books Tokyodo

진보초 서점가를 거닐다 보니 북카페가 많이 들어섰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산세이도 서점 뒷도로변에 Books Tokyodo 라는 페이퍼백 카페를 발견한 것은 주말 서점순례의 세렌디피티였다. 창이 넓은 인테리어가 주변 서점街에 무척 어울렸다. 무료 wi-fi 사용이 가능하고 커피도 저렴해서 오랜 시간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었다. 진보초 서점가를 산책 삼아 거닐며 자주 찾았던 북카페였다.

북카페

마치며

문학작품을 읽는 나의 일본어 수준은 직역 수준의 의미이다. 그러다 보니 감성 몰입이 되지 않는다. IT 개발자의 기술서적을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일본어 문학작품에서도 감성을 느끼리라 생각하는데, 이제 우리나라 서점 순례를 계획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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