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에세이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작가의 새로운 산문집 <단 한 번의 삶> 예약 알림이 휴대폰 화면에 도착했다. ‘단 한 번의 삶’이라는 어구에서 순간 서늘한 바람이 스쳤다. 김영하 작가도 혹시 투병 중인가?라는 불안을 잠깐 가지기는 했다. 하지만 작가의 나이를 알고 있었기에 애써 불길한 마음은 감추고 김영하 에세이 단 한 번의 삶을 예약주문 했었다.

▶일상에세이 바로가기
▶관련 문화공간 바로가기
▶영화드라마 모음 바로가기

[도서소개]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에세이 단 한 번의 삶 1
김영하 에세이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작가의 산문집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작가의 소설은 읽은 적이 없지만 두 권의 산문집은 읽은 적이 있다. 평소 소설보다는 산문을 주로 읽는 취향과 이따금 방송에서 접한 그의 지적인 통찰과 세상사를 꿰뚫는 해박함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해서였다.     

‘추구의 플롯’, 미지의 길을 밝히는 등대

6년 전 산문집이었던 <여행의 이유>에서 ‘추구의 플롯’은 나에게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낯선 도시의 골목을 헤맬 때나, 예측 불가능한 인생의 길목에 들어설 때 느껴지는 두려움을 다독여주는 위안과도 같았다. 나에게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발걸음에 용기를 북돋아 주는 백신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여행의 이유 – 추구의 플롯

신간 산문집 <단 한 번의 삶>은 고인이 된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배경이었다. 2년 전,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뒤늦게 알게 된 결혼 전 어머니의 직업과 성격을 이야기했다. 또한 어머니보다 먼저 돌아가신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어머니의 방식, ‘야로의 희망’

<야로의 희망>에서는 삶의 장애물 앞에서 물불 가리지 않고 돌파해 나가던 어머니의 강인한 생명력을 이야기했다. 때로는 정공법이 아닌 변칙과 반칙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어머니에 대한 작가의 솔직한 탄식은, 그의 내면과는 달랐던 어머니 세계에 대한 묘한 공감을 자아냈다.     

<야로의 희망>을 읽고 나서 더 이상 다음 책장을 넘길 수가 없었다. 작년에 돌아가신 나의 어머니에 대해 생각에 잠겼기 때문이었는데, 잠시 책을 덮고 캔맥주를 마시며 모성애를 생각했다. 어머니라는 존재는 때로 얼마나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우리의 자식들을 지켜내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어머니와 모성애

지난달은 내 어머니의 첫 기일이었다. 어머니 살아생전, 급한 성격과 승부욕을 버거워했던 나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무치는 것은 그리움뿐이다. 이제 와 돌이켜보면 후회와 뒤늦은 반성의 시간들이 마음을 무겁게 누른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어머니의 치열했던 삶의 순간들에 ‘모성애’라는 프레임을 씌워 어머니를 미화하기도 한다.     

아버지의 뒷모습, 나의 미래를 비추다

김영하 작가의 아버지 이야기도 나에겐 관심을 갖게 했다. 직업군인으로 더 이상 진급을 할 수 없는 희망퇴직자가 된 아버지는 가장의 생계를 위해 은행의 예비군 담당이 된다.

그러나 적응을 못하고 외딴 시골에서 양봉과 버섯을 키우기도 했지만, 마음 편히 은퇴생활을 하지 못한 채 병마에 쓰러진다. 언젠간 은퇴를 할 미래의 나에게 암시하는 노년의 삶을 생각하게 했다.

김영하 에세이 단 한 번의 삶 2
‘단 한 번의 삶’ 본문에서

유능과 교양 그리고 존재 이유

부모님의 이야기 외에도, 작가의 대학 조교 시절 에피소드가 지금도 인상 깊게 남는다. 옆 연구실 조교의 남다른 취향을 통해 ‘유능함’과 ‘교양’이라는 가치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되었다는 대목이었다.     

‘유능과 교양’.
어쩌면 나 역시 끊임없이 고민하고 추구하는 화두이기에 더욱 깊이 공감하며 읽었는지 모른다. 그것은 내 삶의 레종 데트르(Raison d’être) 즉, 나의 존재 이유와도 맞닿아 있는 질문이니까 말이다. 

김영하 작가의 다음 산문집을 기대한다.

마치며

▶일상에세이 바로가기
▶관련 문화공간 바로가기
▶영화드라마 모음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