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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파리 여행(제5화)
멜랑꼴리에 젖은 파리 낙엽
오르세 미술관에서 오랑주리 미술관으로 건너가는 다리에서 세느강을 바라본다. 서울의 한강에 익숙한 사람은 처음 보는 세느강에 실망을 많이 하는 편이다. 강폭과 수질에서는 결코 한강의 포스를 넘어설 수 없다. 대신 세느강은 산책이나 유람하는 분위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대로변의 카페보다 골목의 카페가 더 운치 있듯이.
세느강변의 부키니스트 서점가를 거닌다. 한때 헤밍웨이도 이 서점가를 걸었을 것이다. 이곳은 헤밍웨이가 거투루드 스타인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기 전, 가난한 파리시절에 자주 찾았던 가두 헌책방이기도 했다. 그때를 생각하니 가난한 작가들의 희망이었던 셰익스피어앤드컴퍼니가 생각난다.
셰익스피어앤드컴퍼니와 작가들의 추억
셰익스피어앤드컴퍼니는 어제 다녀왔다. 피아노가 있던 이층까지도 살펴보았다. 지금의 서점은 원래의 자리에서 이사를 했기에 제임스 조이스나 헤밍웨이가 드나들던 곳은 아니다. 하지만 다시 그곳의 책 내음을 맡고 싶어진 것이다. 그런데 아뿔싸, 셰익스피어앤드컴퍼니도 휴점이다. 간밤의 테러를 알리는 안타까운 메모만이 현관에 붙어있다.
다시 세느강변을 따라 국회의사당을 지나고, 샹젤리제를 거쳐 에펠탑까지 걷는다. 곳곳에 무장한 군인의 경계 모습과 경찰차가 급하게 달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아직 오후 시간이 남았지만 휴대폰에는 계속 가족과 지인의 염려가 이어진다. 주위의 염려와 안전을 위해 샹젤리제 저녁 나들이를 포기한다.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로 향한다. 오늘따라 호텔 근방에 뒹구는 낙엽에서 멜랑꼴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보르도 와인과 헤겔의 음악 미학
샤워를 마치고 조용히 <헤겔의 음악 미학>을 펼친다. 엊그제 입국하면서 완독하지 못했던 부분을 추가로 읽는다.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입상으로 인해 클래식의 관심이 한층 고조된 시점에서 음악의 미학을 다시금 느껴보기 위해 구입한 책이다. 내용은 일반인이 이해하기엔 무척 추상적이고 여전히 딱딱하다. 키워드 중심으로 대충 훑어본다. 마지막 장을 덮고 보르도 와인을 마시며 파리 테러에 대해 생각에 잠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테러는 지양되어야 한다. 파리 테러는 독점자본주의 승자 독식과 국가간 실리주의에 대한 경고다. 앞으로의 세상은 모든 평화를 위한 윈윈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이는 선진국의 정치와 사회가 앞장서야 한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앵거스 더틴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적 불평등을 가져온다.
경제적 불평등의 담론 형성
바꿔 말하면 정치적 불평등도 경제적 불평등을 가져올 수 있다. 부와 권력을 지닌 자는 정치적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가진 자들의 끼리끼리 해결책에서 과연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까? 그들의 해결책은 또다시 레토릭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테러의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리라. 파리 테러를 계기로 못 가진 자에게도 실질적 해결책이 될 수 있는 담론이 형성되면 좋겠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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