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와전된 발음으로 인해 난처한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외국에서 전화 예약을 할 때 I와 Y, B와 V처럼 비슷한 발음 때문에 겪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땐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포네틱 알파벳(Phonetic alphabet)을 사용하는 것이다. 항공기 조종사가 사용하는 포네틱 알파벳을 알게 해 준 나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포네틱 알파벳(Phonetic alphabet)의 추억
땅과 빵 사이
군대 전령사 교육 때 자주 회자되는 고전 유머가 있다. 전령병 훈련이라며 조교가 첫 번째 훈련병에게 다음처럼 귓속말을 전한다.
“땅 파놓았으니 묻지 마라.”
이 말을 전해 들은 훈련병은 다음 훈련병에게도 귓속말로 전달한다. 마지막 열 번째 전달받은 배고픈 훈련병은 조교 앞에서 이렇게 복창한다.
“빵 타놓았으니 먹지 마라.”

알파벳 A와 유도
다음은 난센스 퀴즈다. 알파벳 ‘A’로 시작해서 ‘A’로 끝나는 운동은?
고딩 체육시간에 유도 과목이 있었다. 신입생 환영회에서 유도 선수였던 선배가 유도부 모집을 위한 홍보를 시작했다. 유도는 힘으로만 하는 운동이 아니다. 유도의 ‘유’ 자는 부드러울 ‘유(柔)’ 자로서 순발력과 강한 정신력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다,라고 홍보를 하였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유도는 예의로 시작해서 예의로 끝나는 운동이다.”
1학년 체육 필기시험에서 ‘유도란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주관식으로 출제된 적이 있었다. 훗날 체육 선생님(유도부 사범)의 비하인드에 의하면 이렇게 답을 쓴 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유도는 A로 시작해서 A로 끝나는 운동이다.”
난센스 퀴즈에서 원하는 답은 올림픽 정식 종목인 ‘유도’였다.

오해를 막는 포네틱 알파벳
일상에서도 와전된 발음으로 인해 난처한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외국에서 전화 예약을 할 때가 그렇다. 이럴 땐 포네틱 알파벳(Phonetic alphabet)을 사용하면 해결된다.
I와 Y, B와 V처럼 비슷한 발음 구분을 위해 만든 포네틱 알파벳은 ICAO(국제 민간항공기구)에서 정한 구문 통화표다. 항공 무선뿐만이 아니라 콜센터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데 일상에서 사용하면 편리하다.
로미오 골프 골프(RGG)의 추억
포네틱 알파벳을 알게 된 것은 나의 마지막 총각 시기를 야밤까지 코피 터지게 쏘다닐 때였다. 직장 동료 중에 아마추어 햄(HAM) 무선사가 있었다. 타워크레인 기사이기도 했던 그의 주소지는 경기도였다. 직장 때문에 광주로 단신부임을 한 것이다.
동료 직원은 퇴근 무렵이면 전산실에 자주 들렀다. 사고무친한 광주에서 퇴근 후 시간이 외로웠었나 보다. 우리는 드라이브 삼아 무등산으로, 내장산으로, 지리산으로 내달리며 여자 친구 없는 총각의 외로움을 서로 달랬다. 술을 마실 경우에는 차박까지도 하였다.
그때 나에겐 승용차가 없었지만 그에겐 승용차가 있었다. 그의 승용차에는 2미터 높이의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었고, 트렁크 뒷면엔 RGG라는 알파벳이 아크릴로 붙여져 있었다. 그는 햄무선사끼리 콜사인을 주고받을 때 ‘로미오 골프 골프’를 자주 외쳤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 RGG는 그의 무선호출 ID였고 ‘로미오 골프 골프’는 포네틱 알파벳이었던 것이다.
나는 당시 그에게 ‘고독한 사냥꾼’이라는 애칭을 만들어 주었다. 내가 아내에게 프러포즈하던 날, 그는 고독한 사냥꾼이 되어 나의 프러포즈 순간을 멀리서 고독하게 지켜본 산증인이다.
프러포즈가 끝나고 레스토랑을 나설 때 누군가가 계산을 해 놓았기에 뒤를 돌아보았다. 한쪽 구석에서 고독한 사냥꾼 혼자 와인을 마시며 빙그레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 청춘의 콜사인, RGG
그리고 20여 년이 훨~씬 흘렀다. 주변에서 그의 소식을 아는 이가 없다. 고독한 사냥꾼이 그립다. 그를 호출해 본다.
‘여기는 킬로 양키 부라보(KYB), 응답하라! 로미오 골프 골프(R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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