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의 마법 형상화와 의미화
수필의 마법 형상화와 의미화는 내용의 조화로운 결합, 글의 의도와 목적을 차원 높게 정제한다. 서사와 묘사의 조화는 독자에게 생명의 경외심과 감동을 전달하기 위한 수필의 마법이다.
[실전]수필 쓰기 핵심
수필의 형상화와 의미화
수필의 본질: 형상화와 의미화의 중요성
수필에 있어서 형상화와 의미화는 매우 중요하다. 원고지 13매 내외의 짧은 글인 수필은 함축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짧은 글 속에서 인생 경지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수필이다. 그 때문에 수필을 쓸 때는 생각을 차원 높게 가지고 정제된 글을 쓰지 않으면 아니 된다.
수필 작성의 요령: 이야기와 묘사의 조합
수필은 서사와 묘사로 이루어진다. 이야기의 줄거리에 해당하고 묘사는 어떤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장르에서 가능한 것이 수필에서는 제약을 받는다. 묘사로만 일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시각적인 것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의미화해야 한다. 이것은 글을 쓰는 의도나 목적일 수도 있고, 수필 문학에 충실한 방향일 수도 있다.
수필 쓰기에서 형상화와 의미화는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동전의 앞뒤처럼 붙게 되어 있다. 그러면 이 문제로 들어가 먼저 ‘형상화’란 무엇인가부터 검토해 보기로 하자. 형상화란 상상하여 마음속에 떠오르는 어떤 그림의 모습을 이른다. 그것은 묘사로서 구현할 수 있다. 정황이 잘 묘사된 글은 어떤 이미지를 남기게 되며 좋은 작품은 이것이 은은한 맛으로 남게 마련이다.
한편 ‘의미화’는 표현이 담아내고 나타내는 내용물. 의의를 구체화를 이른다. 수필에 있어서 이것은 알맹이 구실을 하면서 주제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그러면 글쓰기에서 이것을 어떻게 적용할까. 글감을 붙잡아 무엇을 담아 낼까와 바로 부딪치는 문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서술적 측면과 아울러 의미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글이 하나의 줄기를 이루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게 되거나 알맹이 없는 맹탕으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
수필가의 고민:형상화와 의미화의 연결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실전에서의 연마가 필요하다. 완숙한 문장 수련과 함께 높은 차원의 정신수양과 정신함양에 힘쓰지 않으면 아니 된다. 비록 눈앞에 절벽을 대하는 듯한 아득함이 있더라도 골똘함이 안광이 지배를 철하듯 자기 개발에 열정을 바쳐 힘쓰지 않으면 아니 된다.
그러려면 우선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며 사물을 보는 해석의 눈도 닦을 필요가 있다. 한 예를 들어 보겠다. 어떤 사람이 산책을 하는데, 양지 녘에서 어미 도둑고양이가 드러누워 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걸 보았다고 치자. 이를 본 사람이 ‘살생을 일삼는 주제에 새끼를 키운답시고 퍼질러 있는 꼬락서니가 가소롭구나.’ 하고 지나친다면 그것은 그저 그렇더라는 얘기이며 하나의 스치고 지나간 스케치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그런 시각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비록 생존을 위하여 다른 동물들을 잡아먹고 살기는 하지만, 종족본능 만큼은 다른 짐승의 모성애에 하나도 다르지 않구나.’ 하고 바라본다면 그 고양이는 앞서 보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수필의 핵심 과정: 형상화와 의미화의 융합
이것이 사색 끝에 건져 올린 해석이며 형상화를 거친 의미화 작업이다. 이렇듯 의미화 작업은 사물을 건성으로 보지 않고 ‘생명존중’이나 ‘경외심’ 같은 시각으로 느낄 때 달라진다. 이런 작업은 자기만의 독특한 묘사력에 의해 드러나게 된다.
묘사는 ‘어떻게 보거나 보이는가.’ 하는 관점의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당연히 좋은 글을 쓰려면 그러한 눈으로 보고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덧붙일 것은 글감은 마구잡이로 취해서는 아니 된다. 모든 것이 글감인 것은 맞지만 그 글감이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취사선택이 필요하다. 사진작가도 아무거나 찍지는 않는다. 글감을 취할 때는 구성을 생각하면서 느낌이 발흥되는지 보아야 하며 그 점을 생각한 후에야 펜을 잡아야 한다.
수필의 진정한 목표: 의미화로 작품의 탄생
가끔 발표된 글을 읽다 보면 제재는 신선하고 그런대로 괜찮은데 주제에서 벗어나 있는 글을 만날 때가 있다. 이는 바로 의미화를 간과하거나 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데서 오는 불찰이다. 글은 독자가 읽고 나서 ‘아하 그 말을 하고 싶어서 썼구나.’ 하고 내용뿐 아니라 이미지나 감동을 느끼게 써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작품으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해당 내용은 임병식 저자의 [수필 쓰기 핵심]에서 해드림출판사의 허락하에 인용과 참조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