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마추픽추와 안데스 음악의 서글픔


마추픽추와 안데스 음악

마추픽추의 사진

페루의 마추픽추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 사진도 아니고 가족사진도 아니다. 친구의 딸 사진이다. 대학시절부터 함께한 친구의 일상을 헤아리면 그의 딸은 무슨 유전 인자를 받았을까,하는 궁금증이 인다. 그 먼 나라까지 배낭여행을 하는 것은 친구의 성격과 이미지로는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멘델의 유전법칙이나 다윈의 종의 기원으로도 이해할 수 없다. 변이가 일어난 게 틀림없다. 아마도 친구 와이프의 우수한 우성인자 덕분일 것이다.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이더냐. 친구를 닮았으면 큰일 날 뻔했지 싶다.(친구야 내 말 맞지?)

마추픽추여행
친구 딸의 마추픽추 배낭여행

마추픽추의 수수께끼

마추픽추(Machu Picchu). ‘늙은 봉우리’를 의미한다고 한다. 기원전 15세기에 건설된 마추픽추는 잉카 제국의 중요한 도시였다. 마추픽추는 1911년 탐험가들에게 발견되어 일반인에게 알려지게 되었지만, 우리나라 서산 마애삼존불처럼 토착민들에게는 이미 알려진 존재였다.

고도 2,430m(7,970ft)에 자리한 마추픽추 도시는 신비함과 수수께끼를 동시에 안고 있는 유적이다. 그 수수께끼 중에는 매듭문자 외에 해석 가능한 문자를 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말 많은 세상, 시기 질투와 이전투구의 송사를 원천봉쇄하기 위함이었을까? 대신 그들은 ‘바람의 음악’을 남겼다.

정복자 코르시카 음악과 파두 음악

코르시카 음악(Corsica)과 파두 음악(Pájaro)이 있다. 코르시카 음악은 지중해의 망망대해에서 듣는 고독의 음악이고, 파두 음악은 긴 항해를 떠난 남자들을 여자의 숙명으로 기다리는 외로움의 음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두 음악은 긴 항해를 떠나거나 기다리는 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음악이다. 반대로 이들에게 점령당한 인디오들은 어떤 음악을 듣고 살았을까.

코르시카 음악 듣기

파두 음악 듣기

피정복자 인디오의 감성 안데스 음악

인디오들이 듣는 음악을 안데스 음악이라고한다. 안데스 산맥의 외딴 고원에서 울리는 음악은 마치 그들의 영혼을 품고 있는 듯 하다. 안데스 음악은 인디오들의 슬픔과 恨이 서려 있는 음악이다.

이들의 음악이 ‘서글픈 바람의 노래’라고 해서인지 팬파이프가 무척 어울리는 음악이기도 하다. 팬파이프의 울림은 그들의 울림과 고요한 절규가 섞인 듯이 들린다.

이런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들의 무언의 이야기가 들리는 듯하다. 시간을 거슬러 인디오들의 삶과 문화를 상상하게 하고, 마추픽추의 비밀과 수수께끼 배경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엘 콘도 파사 듣기

마추픽추를 향한 열망

나의 여행 버킷 리스트에서 내 생의 마지막 여행으로 꼽는 곳이 마추픽추이다. 플루트 연주가 취미인 친구는 은퇴 후 베짱이 연주가 가능하다. 나도 팬파이프를 배워 마추픽추를 바라보며 ‘엘 콘도 파사’나 연주하는 베짱이가 되고 싶기는 하다. 항시, would like to~로 끝나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