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프로야구 가을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놓인 팀을 향한 야구팬의 유머러스한 비탄의 이야기입니다. 아,가을야구 탈락에 멘탈 무너지는 탄식에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패러디하고, 미멍 작가의 ‘쿨한 생존법’을 야구 덕질에 접목시키기에 이릅니다.
애증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모란이 지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프로야구 프랜차이즈 응원팀의 5강 탈락이 현실화 되고 있다. 머릿속에는 “모란이 피기까지는”라는 詩가 자동으로 재생된다. 모란이 필 계절도 아닌데 말이다.
김영랑 시인은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니다”라고 읊었지만, 이 시를 패러디한 나의 심정은 이렇다.
“응원팀이 탈락하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하냥 섭섭해 우옵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
“야구, 너는 나에게 목욕값(모욕감)을 줬어!”

미멍에게 배우는 쿨하게 덕질하라
중국 여류작가 미멍의 명언이 떠오른다.
“치사한 세상에서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란,
합리적 이기주의로 냉혹한 세상을 쿨하게 압도한다!”
듣기만 해도 쿨내가 진동하는 이 문구!
하지만 ‘이기주의’라는 단어는 영~ 맘에 걸린다. 아직 선과 악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의 오기스런 영혼 때문일까? 슬그머니 ‘공리주의’의 깃발 아래로 숨어본다.
공리주의는 행복의 쾌락에 방점을 둔다. 벤담의 양적 쾌락이든, 밀의 질적 쾌락이든 야구 덕후에게는 그저 “행복한 쾌락”일 뿐이니까.
파시스트가 될지언정 야구는 나의 쾌락
프로야구는 내 중요한 쾌락 중 하나이다. 이런 나를 보고 가까운 친구들은 아직도 유아적인 시선을 보내곤 한다. 김영랑 시 패러디에 이어 미멍의 말을 다시 한번 패러디해 본다.
“진부한 세상에서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란,
프로야구에 열광하며 냉혹한 세상을 쿨하게 압도해야겠다!”

집착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다
프랜차이즈 프로야구 응원에 관한 한 나는 관용이라곤 없는 파시스트가 된다. 성적이 신통찮으면 팀 해체를 외치며 거품을 물기도 한다. 이 지독한 팬심!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덕업일치’의 경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자기합리화로 마음을 내려놓는다.
이 모든 것은 ‘집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야구 마니아로서 수도자가 아니고서야 어찌 이 강한 집착을 쉽게 버릴 수 있겠는가. 비록 자기 위안적인 독백이지만, 나의 지병인 ‘야구앓이’를 집착으로 쓰고 사랑으로 읽는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울고 갈 나의 야구 비극론
하지만 괜찮다. 사랑하는 응원팀을 향한 뜨거운 열정, 그리고 가을 야구의 꿈…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야구팬으로서 누릴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 차원의 비극이 아닐까 한다.
비통을 통해 모든 감정의 정화를 실현한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론처럼 말이다.
불가(佛家)의 동안거(冬安居)는 아직 멀었지만, 저잣거리의 나는 서서히 동안거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프로야구 없는 가을 겨울에 야구앓이는 나의 숙명! 이 또한 야구팬의 숙명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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